0. Prologue
눈은 그치지 않고 소복소복
-. Esplandekatu (에스플란데 공원)
-. Matket Square (카우파토리 + 카우파할리)
-. Kampi chapel (캄피 교회)
-. Kiasma (키아즈마 미술관)
1. 순록고기를 찾아서
Artek을 나왔다. 눈이 잠시 그쳤다.
차가 다니지 않는 넓은 길은
그새 녹기 시작한 눈으로 질척인다.
헬싱키 중앙역.
모든 버스와 트램과 트레인은 중앙역을 지난다.
헬싱키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면 (그럴 일은 없지만)
중앙역을 찾아가면 된다.
압구정의 가로수길이 있다면
헬싱키에는 에스플란데 거리가 있다고 해야할까?
물론 비교할순 없지만 -.
헬싱키의 명품거리.
그 명품보다 더 명품인 가로수 자작나무.
나는 자작나무가 너무 좋다.
하얀 노부부같은 벤치와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로 살며시 떨어진 낙엽.
"여행, 일상적인 것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것.
누군가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신선한 새로움이 되는 것. "
나는 여행자니까
낙엽 한장에도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며
온 감각을 동원해 이 곳의 모든걸 꼭꼭 담아갈테다.
주황색 천막이 나타난 것을 보아하니
카우파토리에 도착한 것이 분명하다.
사실 헬싱키 대성당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 지점으로 올 수 있었는데.
길치는 어딜가나 어쩔수가 없다.
눈은 잠시 그쳤지만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나는 이 나라에 와서
햇빛을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다.
수오멘린나 요새로 가는 페리 대기실.
내일을 위해 위치를 기억해두자.
춥고 배가고파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양파와 불고기가 들은 파이와 우유를 넣은 커피.
카우파토리에선 연어수프를 먹어야한다고 했는데,
연어수프를 파는 곳은 찾지 못했다.
이제 장사를 접으신건지
눈이 와서 오늘 안 나오신건지
겨울은 시즌OFF인 건지 알수 없었다.
파이와 커피는 둘 다 그저 그랬다.
합쳐서 5유로 -
사실 첫날부터 카우파토리를 그렇게 찾아해멘 이유는 바로 이것 !
순록 통조림 !
(사실 순록은 아니고 RAINDEER니까 사슴에 가깝다.)
ELK 통조림도 있다. 이게 순록일테지.
가게 아주머니는 빵에 발라먹으면 아주 VERY GOOD이라고 했다.
넘나 북유럽스러운 것.
통조림 하나에 7유로.
RAINDEER 하나, ELK 하나를 샀다.
혹자는 왜 이딴걸 사냐고 했지만
난 이런게 너무좋다 ㅋㅋㅋㅋㅋ 어디에도 살 수 없는 그런 것@!
지인들에게 경악과 함게 신기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다.
(아, 카우파토리 옆 카우파할리에 있습니다.)
BEER MEET.
곰고기 통조림도 있다....
나중에 마트에서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요즘엔 순록이나 곰고기는 잘 안먹으니
전통시장에서 소량으로 판매하는구나 싶었다.
카우파할리 입구.
무심한 듯 시크하게 표지판 하나가 놓여있을 뿐이다.
연어를 한번은 먹어봤어야 했는데-.
북유럽에서 연어를 못먹은 것이 한..
그치만 언젠가 노르웨이에 가서 제대로 먹어볼테다.
아직도 나는
여행자 신분으로도 혼밥은 힘들다.
그렇게 다녀보고도 아직
쪼렙을 벗어나지 못했나보다.
전통시장이라면서?
이렇게 깔끔하고 현대적일 수 있는거야?
2. 침묵의 교회, KAMPI
길치는 트램 이런거 탈줄 모른다.
나는 그냥 걸었다.
카우파토리에서 헬싱키대성당을 지나고
중앙역을 지나고 스톡만 백화점을 지나고
캄피센터를 지났다.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캄피교회는 어느 순간에 나타났다.
침묵의 교회에선 침묵해야 한다.
밖은 눈바람이 몰아치고
트램이 달리고
옷깃을 여민 사람들이 수도없이 지나가는데
이 곳에선 침묵해야 한다.
다시금 잠시 잊고있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이 곳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나는 굳이 왜 여기로 온 것인지.
답은 아직 알 수 없었다.
3. 현대미술관 KIASMA
캄피를 나와 다시 걸었다.
그새 눈은 그치고 시야가 맑아졌다.
우체국 옆 미술관, KIASMA.
디자인의 도시에 왔으면 미술관은 꼭 가야한다.
(그런데 왜 디자인 박물관은 안간 것일까???? 이때의 나에게 질문..)
입장료가 10유로였던가 ㅡ.
한동안 포스팅을 못했더니 기억이 벌써 가물가물.
내가 좋아하는 나선계단.
어느 미술관에나 시선을 사로잡는 수직동선은 꼭 있게 마련이다.
파리에서 다녀왔던 빌라 라로쉬의 램프도 슬쩍 생각나고,
바르셀로나 MACBA에서 보드타는 훈남들이 내려다보였던 램프도 문득 생각이 난다.
새하얀 눈에 반사된 빛이 전면창을 통해 실내를 환하게 밝혀준다.
덕분에 어두운 대리석 바닥이 반짝거린다.
개인적으로 위의 두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전시는 전반적으로 흥미로웠다.
유럽 친구들은 미술관 어딜가나 작품을 보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작품을 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적거나,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들을 늘 발견한다.
우리와는 다른 교육의 힘 -.
벌써 밖이 어둑어둑하다.
북유럽의 겨울은 해가 너무나 짧고,
이방인인 나는 해가 지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낮시간이 아깝지만, 이렇게 멋진 숙소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저녁도 좋다!
낯선곳에서의 이젠 낯설지 않은 시간
오늘의 저녁,
키아즈마 옆(우체국 지하) 마트에서 산 샐러드와 피자 한조각,
그리고 빠질수 없는 코젤.
아, 맛있고 나른하고 조용하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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