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6 핀란드 헬싱키

@161111, 핀란디아홀, 템펠리아우키오교회, FORUM, 스톡만, 카우파토리

모나:) 2018. 2. 22. 17:54

Kaupatori at afternoon

 

 

 

 

는 여행

 

 

 

어제 잠깐 들렀던 Vallilan 마을도서관

 

 

나는 늘 여행을 할 때면 왠만하면 교통편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내 발로 뚜벅뚜벅 걸을 때,
내가 걷는 만큼 이 도시가 비로소 나에게 다가온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도
숙소에서 시내 나갈때 트램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시내에서의 대부분의 목적지는 거의 걸어다녔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 하루 3시간 이상을 걷지 않으면

왜인지 하루를 허비한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대학생 때 다녀왔던 유럽 배낭여행에서 들은 버릇이 아닌가 한다.

 

 

 

시내로 나가기 위한 트램 정류장.

 

 

 늘 그렇듯이, 오늘도 헬싱키 대성당 앞으로 가는 트램을 타러 간다.

나갈 때는 7A, 돌아올 때는 7B다.

추웠고, 눈이 많이 왔으며, 11월 북유럽의 바람은 매서웠고,  

 나는 손발이 차서 여행 내내 늘 발이 시려웠지만

 

 

 

 

 

그래도 걸으면 헬싱키 겨울아침 풍경들을,
내 걸음의 속도만큼 여유롭게 담아갈 수 있다.
이렇게 뚜벅뚜벅 느리게 담은 풍경들은
여행 후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도
잊혀지는 속도가 그만큼 느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더 천천히 지금 이 순간, 이 도시의 풍경을 음미하며
오늘도 타박타박 걷는다.

 

 

 

 

 

 

 

새하얀 핀란디아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를 향해 걷다가, 뜻밖의 알바 알토를 만난다.

바르셀로나에 가우디가 있다면 핀란드에는 알바 알토가 있다.

어젯밤 내린 눈처럼 새하얀 핀란디아홀

 

우리나라의 세종문화회관 쯤 되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회의장 겸 음악당으로서 개관 이후 많은 국제회의와 음악회가 이곳에서 열렸는데

1999년에는 제52차 국제통계학회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1971년에 건립되었다.

 

 

 

 

 

핀란디아홀은 핀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

1899년에 작곡한 곡의 이름인 '핀란디아'를 따서 이름 붙여졌으며,

이 노래는 핀란드 국민에게는 국가로 여겨질 정도로 사랑받는 곡이라고 한다.

 

이 나라가 좋아지려고 하는 나는, 어떤 노래일지 궁금하다.

 

 

 

 

 

게으른 내가 일찍 일어났을 리가 없는데,
북유럽의 겨울 해는 이제서야 낮은 언덕위로 낮게 떠오르고 있다.

북유럽 겨울 해는 정말 짧아서, 여행자들을 애태운다.

 

 

 

 

 

 

 

헬싱키의 겨울과 너무나 잘 어울리던 핀란디아홀의 파사드.

 

내 방 책장 한켠에 늘 꽂혀있는 알바 알토의 책을,
나는 졸업할 때까지 끝내 완독하지 못했다.

(핀란드 여행을 떠나온 지금 까지도..)

그리고 오늘날 실물로 맞이하는 알토의 건축 앞에

왜인지 모르게 죄책감이 드는 마음이다.

 

소홀했던 지난 날의 내가 너무 부끄러워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았다.
그런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저 안에서

그의 건축 내부에 울려퍼지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암석의 교회,
템펠리아우키오

 

 

 

 

 

핀란디아홀을 지나 길을 건너면 완만한 오르막 지대가 나타난다.
어쩐지 따뜻한 버전의 러시아가 생각나는 분홍빛 파사드를 지난다.

마지막 날이 되니 어제와 다르게 날이 개어,
아침 햇볕을 쬐며 걷는 길이 기분이 좋다.

그러고보니, 헬싱키에 와서 처음보는 해 인것 같다.

닷새째가 되어서야 수줍은듯이 해를 보여주는 이 나라-

 

핀란드인들은 전반적으로 낯가림과 수줍음이 많아서

처음 대할 땐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속은 참 따뜻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런 핀란드인들의 나라답게,

첫인상은 춥고 눈이 내렸지만 이제 조금씩 나에게 그 따뜻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북유럽사람들이 왜 햇빛을 이렇게나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오랜만에 쬐는 햇빛이 너무 좋다.

 

 

 

 

 

 

 

 

 

차갑고도 따뜻한 -
헬싱키의 겨울 아침.

하늘이 참 맑다.

 

 

 

 

템펠리아우키오의 입구를 찾아라!

 

 


경사 밑에 입구를 둔 이 교회,
눈에 파묻혀 있어서 이게 맞는지 한참 돌아봤다.

 

핀란디아홀보다 2년 앞선 1969년에 티모와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형제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죽기전에 꼭 봐야할 세계 건축 1001에 실린 건축물이다.

 

헬싱키에 오면 캄피교회와 함께 꼭 들러봐야할 곳..!

 

 

 

 

 

 

 

정말, 말그대로, 암석의 교회이다.
땅에 묻힌 듯 웅크리고 있는 교회 -


 

 

형제는 암석을 쪼아내 공간을 만들고 그 위를 원형 유리로 덮어서 자연광이 잘 들어 올 수 있는 교회 건축물을 설계했다. 내부 좌석도 제단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배치했다. 암석을 파내어 내부를 만들면서 자연 상태 그대로 남겨 두었던 암석 일부가 교회 건축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그들은 실내의 의자도 최대한 단순하게 제작했고, 불규칙한 돌 표면의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도록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장식도 모두 생략했다. 음향 전문가와 지휘자가 처음부터 건축의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음악회가 자주 열릴 정도로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템펠리아우키오 교회 [Temppeliaukio Church]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로니에북스)

 

 


정기 음악회가 열리며 음향이 뛰어나다고 하니
암석 속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을 듣고싶은 분이라면 알아보시길..

 

 

 

 

 

 

예배시간이 아니라, 또 들어가보지 못했다 ..... ㅠㅠ

내부의 유리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맞고싶었는데... 춥다

다음에 꼭 다시 올게, 안녕

 

 

 

 

 

Forum

 

 

 

 

 

지나는 길에 잠깐 들른 헬싱키의 대형쇼핑몰인 FORUM.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사진이 FORUM이 맞나 싶은....

 

 

 

 

 

보드게임 매장

 

 

친구에게 줄 보드게임을 하나 샀다.
온통 영어와 핀란드어 뿐이었지만 뭐 그런건 알아서 하시길, 하하(주는 자의 여유)

날씨가 춥고 해가 빨리 지는 기후적 특성 때문인지
북유럽 인테리어가 발달한 것과 동일한 이유로
여럿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이 발달했다고 한다.

매장 내부를 찍진 않았지만 굉장히 다양한 게임종류가 있었음 !

이런저런 게임들을 구경만 하는것도 재미있었다

 

 

 

 

 

 

HEMTEX 도 실컷 구경하고 -
지하 마트에서 Fazar 초콜렛과 자일리톨을 한아름 샀다.
온갖 종류의 Fazar와 온갖 맛의 자일리톨을 쓸어담는 나를
계산대 직원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하하;

 

 

 

 

 

 Stockmann

 

 

다시 스톡만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그래도 마지막날이니,
엄마 선물과 소소한 나의 기념품을 사러가야지-

 

 

 

 

 

 

 

나는 어릴때부터 늘 빨간 벽돌건물이 좋았다.

이제 생각해보니,
10살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살았던 3층집이
빨간 벽돌집이었어서 그런가 싶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그 집 -

매일 밤 달을 볼 수 있었던 내 옥탑방이 있던 그 집 -

지금도 나는 벽돌건물을 보면 어딘가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스톡만이 좋았고,
맞은편 아르텍이 있던 건물도 좋았다.

 

 

 

 

 

 

 

 

 

나는 아직 가정주부도 아닌데,
이런 리빙템들이 왜이렇게 예쁘고 갖고싶은건지 -
아마 자취를 오래 해서 그런가보다.
옷, 가방, 신발보다 예쁜 수건, 예쁜 쿠션, 예쁜 공병.... 흑흑

 

 

 

 

 

 

 

 

 

 

 

 

 

PENTIX에서 예쁜 사슴이 그려진 컵 하나와
마리메꼬에서 세면수건 두장,
그리고 또 마리메꼬에서 엄마에게 줄 스카프,
디자인 레터스에서 컵 하나,
그리고 또 북유럽스러운 패턴의 목욕수건 2장을 샀다.

많이 사지도 않았지만,
내가 혼자 떠나온 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지 않았나 싶다.

너무 신나서 ㅎㅎㅎㅎ
짱신나 !!!!!! 너무이뻐 !!!!!


 

 

 

모든 것은 처음으로


오늘이 지나면
이제 이 차갑고 고요한 도시를 떠나야 한다.
오늘은 하루종일 걸어서 발이 너무 피곤했지만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카우파토리로 향했다.

 

 

 

 

 

 

숙소를 나와 맨 처음 도착했던 이 곳.
날은 흐리고, 눈보라가 세차게 불었고
사람도, 노점도 아무것도 없던 휑하던 이 곳.

 

 

 

 

 

 

 

오늘은 마지막 밤을 위로해주듯이 예쁜 조명이 켜져있다.

조그맣게, 동물 가죽과 귀여운 수공예품을 파는 노점도 문을 열었다.

오늘은 삼삼오오 사람들도 모여있다.

 

 

 

 

 

 

 

회사 상황도 변하고 내 생활도 변하고

뭔가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급히 비행기표를 끊어 이곳으로 왔는데,-

조용한 겨울의 도시에 머물며 마음은 차분해졌지만,
나는 원하는 것을 이룬걸까?

바다를 보며 멍하니 바라본다.

그래도 마음은 차분하다.

 

 

 

 

 

 


수줍은 이 나라는
닷새째 아침에 살며시 첫 햇빛을 보여주더니,
마지막 저녁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둥근 달이 환하게 떴다.

 

 

 

 

 

 

 

 

저 멀리 돌아가는 관람차와,
낮게 깔린 건물들의 따뜻한 노란불빛
그리고 새하얀 눈에 반사되어
어스름한 저녁도 헬싱키만의 색감으로 빛난다.

 

 

 

 

 

헬싱키에서 언제가 제일 좋았냐고 묻는다면,
지금 이 시간에 여기, 이곳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따뜻한 너의 손이 있었더라면 더욱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달이 둥그니까 :)

 

 

 

 

 

 

 

 

 

내일은 아침일찍 일어나 엽서를 부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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