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
첫번째 미션 컴플리트. Nice Ville-Marseille St Charelet
오늘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여섯개. 니스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기차갈아타기 미션 5개와 바르셀로나에서 메트로타고 호스텔 찾아가기 미션 1개가 있다. 현재 9시 24분. 첫번째 미션인 니스에서 마르세유와서 9시 14분 기차를 갈아타라는 미션을 무사히 완수하고 Narbonne가는 기차에서 나에게 상으로 물 한모금과 식빵 한조각을 주었다.ㅋㅋㅋ 일어나서 한 일이라곤 기차탄거 밖에 없는데 아침도 그렇게 식빵에 양상추껴서 처묵처묵하고 나왔건만 왜 또 배가 고픈건지? 요새들어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부다. 이게 다 이탈리아에서 상훈이 날 너무 잘 먹여놓았기 때문이다. 빈에서 극소로 줄어들었던 내 위가 이탈리아에서 또 넋놓고 늘어난 바람에 나는 지금 이렇게 빈곤과 배고픔 사이에서 괴로워 하고있다. 으.
니스-마르세유 첫 기차에서 세시간을 오는 동안 정말 내리, 그것도 아주 깊은 숙면을 취하고 지금은 말똥말똥한 정신. 어제 일찍자려고 했는데 또 굳이 그때 안해도 될 가계부를 정리를 하느라 시계를 보니 어느새 12시였다. 또 자는데 새벽 1시 반쯤에는 갑자기 배가 미친듯이 아픈거다. 어제 저녁에 말도 안되게 퍼먹은 생크림이 소화되기 싫다고 요동을 치고있었다. 그래 너가 소화되기 싫다면 내가 내보내주지. 아마 요거트도 이만한 효과를 낼 수는 없었을꺼다. 잘못 샀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잘 산 셈? ㅋㅋㅋ 배가 너무 아파서 정로환까지 챙겨먹고서 배를 웅크리고 3시간의 새우잠을 잤다. 아침엔 저놈에 생크림 거들떠도 보기싫더라.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아서 마르세유역 맥도날드에 또 잠깐 가서 카톡을 확인했는데 음.. 역시나........ 나 사실 좀 기대 안해서 기대했는데(원래 기대하면 실망하니까 기대 안하면 실망 안할줄 알고) 기대 안해서 기대한 나를 보기좋게 실망시켰다. 너 그러면 안돼, 자꾸 그러면 나 한국 가도 너 안만나준다? 이제 안하기로 결심했다. 마음을 비우고 나의 마지막 남은 여행을 100% 120% 온전히 내마음 다바쳐서 즐겨줄테다. 내가 묵는 호스텔 3인실에 나보다 먼저 예약한 그 한명이 아주 훈남이었으면 하는 바램^^ 30일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로맨스이지만 난 여전히 기대하고있다. 으히히
두번째 미션 컴플리트. Marseille-Narbonne.
Narbonne에 무사히 내려 Toulouse가는 기차도 갈아탔다. 벌써 뭔 기차가 뭔 기차였는지 헷갈린다. Narbonne에 오는 세시간동안 일기를 열심히 썼는데 이제 일기 쓰기도 지겹다. 으아
세번째 미션 컴플리트. Narbonne-Toulouse
한시간 쯤을 달리는데 너무 졸립다. 졸았다 깼다 창밖을 봤다가 과자도 까먹다가 또 졸았다. 이러다 못 내릴것 같아서 아예 서서 오는데 내릴 시간이 10분이 지났는데도 아직 달리고 있다. 이럼 안돼, 난 툴루즈 전 역이 뭔지도 모른단 말이야. 창밖을 유심히 살피며 Toulouse라는 역이름을 찾는다. 창밖은 비가 오고있다. 비가 오다니. 스페인은 햇빛쨍쨍 더워더워 할줄 알았는데 하늘은 우중충 비가 흐지부지 내리고있다. 아직 프랑스라서 그런거야, 아직 스페인이 아니라서. 스페인 국경을 넘어 내가 외교통상부로부터 문자 세 통을 받는순간 햇빛이 쨍 할꺼야!
Toulose역에 내려 갈아타기 전 30분 정도 남아 엄마한테 내 여행 처음으로 한달만에 전화를 했다. 어제 마르세유에서는 전화기에 카드 넣어도 그렇게 안되더니, 알고보니 카드를 집어넣는게 아니었다. 따르릉- 여보세요, 선규? 선규~~~~T^T 짠나야T^T 잘지내?? 선규의 목소리가 들리고 엄마의 목소리도 들린다. ㅠㅠ엄마 목소리 듣자마자 순간 목이 메였다. 이잉 진짜 공항에서 엄마 만나면 껴안고 울 것 같다. 나 그렇게 고생도 안하고 무난무난한 여행을 하고있는데 엄마랑 아빠보면 울어버릴 것 같다. 으헝헝.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집 떠나있는것도 처음이니까. 아빠하고는 통화를 못해서 너무 아쉽다. 근데 아빠하고 통화하면 진짜 울어버렸을지도 몰라, 왠지 다행이기도 했다. 이제 네번째 미션커플리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진짜 문제는, 내 여행 희대미션의 성공여부가 아니라 이 미션 자체가 완.벽.히. 잘.못.된 것이었다는 데에 있었다.
네번째 미션을 완수해갈 무렵, Toulouse와 Tabes 사이에서 기차가 멈췄다. 그리고 몇분이 지나도록 출발하지 않았고 알아듣지 못할 프렌치방송만 계속 흘러나왔다. 대도시 구간이 아니어서 영어방송은 한문장도 나오지 않았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아~ 하는 한숨이 흘러나왔고 뭔가 잘못됬구나 싶었다. 그래 이렇게 쉽게 가면 니스-바르세로나 구간이 아니지. 트레인은 삼십분 이상 지연될 거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아예 승객들보고 다 내려서 Tabes까지 버스를 타고 가라고했다. 물론 내가 알아들은 건 아니고 물어보니 옆에 앉은 언니가 영어로 설명해주었다. 에휴, 어쩐지 미션을 너무 잘 수행하고있다 했다. 그리고 이때까지도 아직 진짜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 여전히 비가 오고있었다. 기모 후드를 입고오길 잘했지, 밖은 너무 추웠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고 그 중 외국인은 나 혼자. 옆에 서 있던 정보석닮은 할아버지께 슬쩍 물었다.
-저기.. 우리 버스 기다리는거에요?
-응, 아마도? 너 어디가는데?
-저 바르셀로나 가요
-바르셀로나? 스페인? 그럼 너 코레스펀던스(다음 갈아탈 기차가 있음)니까 첫번째 버스 타면 돼.
-오, 고마워요!
금새 대형 버스는 75명을 꼭꼭 태우고 빗속을 질주했다. Tabes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이미 내가 타바스에서 갈아탈 기차는 놓친 상태였다. 다음 기차가 있어야 할텐데. 정신없어서 기차에 뭐가 문제였는지도 모른채 허둥지둥 버스를 탔다. 그리고 옆에 앉은 아주머니께 기차에 뭐가 문제였냐고 물어봤다가 나는 패닉에 빠졌다. 아줌마는 영어를 전혀 못했는데 내가 바르셀로나로 간다고 하자 완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에스파뇰 바르셀로나가 맞냐고 다섯번 쯤 재차 물었다. Tabes는 바르셀로나랑은 완벽히 반대 방향이라며 비행기가 아니고서야 바르셀로나로 갈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이 모든 말은 프렌치와 손짓으로. 거의 수화수준이었다. 엥? 으읭??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갖고있는 이 예약표는 뭐지? 우리가 영어와 프렌치를 섞어가며 패닉에 빠진 대화를 나누자 아줌마 옆줄에 앉은 정보석 할아버지, 할아버지 앞에 이프온리 여주인공을 닮은 검은머리 언니까지 합세해 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드러난 그 진짜 문제는, 니스에서 그 귀찮은 표정의 역무원이 에스파뇰의 바르셀로나가 아닌 프랑스 남쪽 어딘가의 바르셀룬이라고 하는 듣도못한 동네로 예약을 해준 거였다. 기차노선도에도 너무 작은글씨여서 인상쓰고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그런 역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아무말도 안 나왔다. 게다가 그 여자가 쓸데없이 자세히 적어주는 바람에 나는 예약표만 철썩같이 믿고 확인도 안해보고 왔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너무 이상했다. 분명 ESBAR라고 검색하는걸 내가 봤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헐. 난 넋이 나갔다. 이미 시간은 저녁 6시가 다 되어가고 이 꽉찬 버스안에서 시속 100km로 바르셀로나와는 전혀 반대방향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멀어지는 일 뿐이었다. 최악이었다. 아닐거야, 타바스에서 바르셀로나가는 신 노선이 생겼을꺼야, 아주 빠른 초고속열차라서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그런 열차. 이렇게 완벽히 잘못될 수는 없어. 말도안되는 자기위로를 하기 시작했다. 정 말 말 도 안 돼. 옆아주머니는 나를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정말 고맙게도 집에있는 아들에게 전화해서 기차시간표를 알아봐주고 구간검색까지 해주었다. 그러나 내가 들은 말은 Tabas에서는 어떤 열차도 오늘안에 바르셀로나로 가지않는다는 말 뿐. 도대체 나는 오늘 아침 6시부터 기차를 타서 12시간동안 도대체 어디로 가고있었던 걸까. 그러면서 또 혼자 병신같이 미션컴플리트 이 지랄떨어가며 뭘 위해 뿌듯해했던가. 내가 이런 회의감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내 옆의 세사람은 계속해서 바르셀룬 어쩌구 하며 내 문제를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은 '저 동양 여자애는 오늘 바르셀로나에 못간다'였다. 망할, 최악이었다. 롱샹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럼 난 또 호텔을 찾아 헤매다 추위와 배고픔과 무서움을 못이겨 근처 호텔에 비싼돈 주고 묵고 내가 예약한 바르셀로나호스텔에서도 노쇼로 인해 하루치 숙박비가 빠져나가는 큰 타격을 입어야만 하는거였다. 타바스에 내리면 난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역에 가서 기차시간표를 본 다음 역무원한테 싼 호스텔이 근처에 있냐고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호스텔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 쓸수있게 해달라고 한 다음 재빨리 바르셀호스텔에 메일보내야지, 나 내일 꼭 갈꺼니까 no show처리하지 하지말아달라고 사정해야겠다. 머리속에서는 벌써 메일로 쓸 말을 영어로 번역까지 하고 있었다.
내 머리속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을 무렵 타바스에 도착하고 아줌마와 보석아저씨는 친절히 역까지 나를 데려가 역무원에게 내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우.. 역무원의 표정을 보니 내 사정이 딱하긴 한가부다ㅠㅠ 일단 툴루즈로 가는 기차가 있어서 다시 되돌아가기로 했다. 아줌마와 보석아저씨는 나를 역무원에게 맡기고 나서야 안심을 하셨다. 아줌마는 툴루즈에 가면 꼭 전화하라고 나에게 전화번호까지 적어주시고 보석아저씨와는 양볼에 뽀뽀인사까지 하고 헤어졌다. ㅠㅠ메르씨를 오십번쯤 한 것 같다. 그 아줌마와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프랑스남부 시골마을 바르셀룬어쩌구 어딘가에서 덩그러니 입벌리고 놓여져있었을거다. 역무원 아저씨는 뭐라고 쓴 종이를 나에게 꼭 쥐어주며 Toulouse에 도착하면 이걸 역무원한테 가서 보여주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그러고도 안심이 안 되었던지 손수 툴루즈행 담당직원한테 나를 맡기며 내 사정을 설명하니 또 우.. 그분의 표정을 보니 내사정이 참 딱하긴 한가부다. 나는 직원전용 객실에 앉아 툴루즈로 가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멘탈리스트의 릭스비를 닮은 직원아저씨는 표검사하러 나가고 나는 객실에 혼자 남아 아까 아저씨가 적어준 종이를 손에 꼭 쥐고 이제 어찌되가는 상황인지 곱씹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1. 그 귀찮은 역무원이 잘못 예약해준 것.
2. 그 귀찮은 역무원이 잘못 예약해줘놓고 너무 친절히 적어줘서 나를 안심하게 만든 것.
3. 마르세유에서 기차 놓쳐서 숙소에 늦게 도착한 것.
4. 숙소에 늦게 와서 기차시간 확인 안한 것.
5. 내일 바르셀로나 간다고 떠벌린 것 (내징크스에 의해 떠벌려놓은 일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되어있다.)
6. 기차의 저주
어처구니가 없어서 피식피식 헛웃음이 났다. 그 역무원을 탓하기에도 확인 안한 내잘못이 컸다. 그냥 이 모든 상황이 우스울 정도로 어이가 없었고 그냥 또 하나의 모험담이 생겼구나 하는 담담한 마음까지 들었다.
다시 툴루즈. 무려 여섯 시간 전에 나는 이 역 공중전화에서 엄마하고 통화를 했었는데. 그때 엄마한테 이제 바르셀로나 가는 기차탄다고 들떠 말했는데, 바르셀로나는 커녕 결국 돌아돌아 다시 여기로 왔다. 엄마가 알면 또 이 맹주야, 라고 할까?툴루즈의 모든 역무원이 이제 나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우.. 그들의 표정이란.. 왠지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 딱하지? 이 역에서 내가 젤 딱한 사람일껄? 사람은 내 상황이 젤 딱하고 내가 있었던 부대가 젤 힘들었음을 확인 할 때 알수 없는 우쭐함을 느낀다. 동정을 받고 싶은건지 난 이런것도 경험하고있어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건지 알 수 없지만 우습게도 나도 그런걸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툴루즈 오피스에서 이 모든 상황을 타개하고도 남을 만큼의 친절을 받았다!
-이런 완벽히 잘못된 예약을 해주었으니 우리가 내일 바르셀로나 가는 기차를 예약해줄께,
그리고 오늘은 여기서 자야되니까 '호텔도 연결해줄께.' 헉, 와우!!난 정말 아무 요구도 하지 않고 따라가기만 했을 뿐인데! 옆자리아줌마와 보석아저씨가 역무원에게 뭐라고 얘기해줬는지 모르지만 난 정말 특별한 상황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이 오피스에서 진심 노숙이라도 부탁해볼까 하던 참이었다. 아니면 또 이 밤에 싼 호텔을 찾아 정처없이 헤매야 하나, 또 이상한 아저씨가 쫓아오면 어떡하지, 혼자 이런 불안감에 빠져있을 때였다. 혹시나 호텔을 연결만 해주고 돈은 내가 내야 내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는데 와우 프랑스 철도청 만세! SNCF 만세! 솔직히 이건 100% SNCF의 잘못이라고 할수는 없는건데, 나는 아무 요구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알아서 다해주고 발벗고 나서서 나를 도와주는 모습에 정말 감동에 감동을 했다. 누가 프랑스사람들 불친절하다고 했어?!?! 내가 겪은 친절중에 최고의 친절이다ㅠㅠㅠㅠ 정말 형식적으로 해주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하나하나 배려해주는게 느껴져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엉엉 툴루즈 주변 호텔에 남은 방이 하나도 없어서 옆 도시까지 호텔을 찾아주고, 멀어서 내가 가기 힘들까봐 택시로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무려 1시간이 넘게 달리는 거리를! 그리고 내일 아침에 내가 호텔인근 역에서 기차를 편히 탈 수 있도록 조치까지 취해주고, 저녁도 못먹은 나를 위해 먹을 것도 챙겨주고, 스페인 철도청에 내 상황을 설명해주는 편지까지 정성껏 써서 SNCF 도장에 서명까지 완벽히 해주었다. 이 편지만 있으면 난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최고! SNCF의 믿음직스러움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프랑스철도청에 근무하는 사람이 프로포즈하면 난 무조건 받아들일꺼다. 너무멋있어ㅠㅠㅠ 쥬뗌므 메르씨! 메르씨부끄! 택시 드라이버는 나를 태우고 140km로 달려 50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거의 레이싱을 방불케하는 그 택시 안에서 긴장이 풀린 나는 살짝 잠이들었다. 게다가 호텔은 정말 고급이어서 로비에 호텔타셀을 방불케하는 아르누보장식의 계단이 멋들어지게 뻗어있었다. 니스에서 묵었던 호텔방보다 훨씬 좋은 방이다! 근.데. 이 좋은 호텔에 또! 와이파이가 안되서 근처 문닫은 맥도날드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급히 바르셀호스텔로 사정의 메일을 보냈다. 내가 여기 트레인프라블럼때문에 Stuck되어있거든... 제발 내 사정을 봐줘ㅠㅠ 호스텔 no show fee만 안빠져나간다면 오늘 하루종일 기차만 타면서 시간낭비한 것도 다 봐줄수 있다.
패닉과 환희를 넘나들며 메르씨를 백번쯤 외친 날이다. 결국 그 기차가 뭐가 문제여서 툴루즈와 타바스 중간에 멈춘것인지 끝까지 알수 없었지만, 그 기차가 멈추지 않았다면 내가 반대방향으로 가고있다는 것도 모른채 난 바르셀룬어쩌구에 내팽개쳐졌겠지. 그리고 더더욱 패닉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겠지.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반전이 된 것인지 애매하기만 하다. 그러나 결국 나는 안전한 호텔방에 들어와있다. 오늘 일이 나에게 베드럭이었는지 굳럭이었는지는 내 여행이 다 끝나고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내 여행을 곱씹어볼 때, 그때 그 진정한 의미가 드러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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