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이는 마블. 히어로가 아니구 선인장 마블.
때는 재작년 여름. 엄마와 김포에 있는 다육농원엘 놀러갔다가 귀여운 세 손가락같이 생긴 아이가 있어 품에 꼬옥 안고 돌아왔다.

사진 속 가운데 쪼그만 세 손가락이 바로 처음 우리집에 왔던 시절의 애기 마블..!
ㅎㅏ, 작고 소듕해.... 넘 귀엽....
(그 와중에 둥이 뭐야 심장 뿌셔)
처음 마블을 데려올 땐 붉은 빛이 오묘하게 정말 매력적인 아이였다! 그 색감에 한눈에 반해버렸지ㅡ

서향이었던 이전 집에서 깊게 들어오는 오후 햇살을 맞으며 쑥쑥 잘 자라주었던 마블.
다육농원에서 있을 때 보다 확실히 햇빛의 양이 적어서인지 점점 붉은색 오묘한 빛은 거의 사라지고 초록 마블이 되었지만, 키 만은 쑥쑥 커서 지금은 요렇게,

늘씬늘씬! 키가 큰 마블히어로가 되었다.
* 마블 키우기
반양지나 반음지에 두라고 하는데 너무 쎈 한여름의 직사광선이 아니라면 창을 통해 걸러져서 들어오는 햇빛은 충분히 많이 받아야 잘 자라는 것 같다.
선인장이다보니 건조하게 키워야하고, 흙이 거의 말랐을 때 저면관수로 30분~1시간 정도 담가두거나, 화분 밑에 물이 빠져나올 정도로 충분히 주고 그 후엔 또 건조하게 무심한듯이 내버려둬야 잘 큰다.
물을 너무 말리면 쪼글쪼글해지는데, 이 때에 늦지않게 물을 주면 며칠 내로 통통해진다. 하지만 너무 늦는다면 그땐... 식물집사이길 거의 포기해야..!
자구가 나면 똑 떼어다가 흙에 무심하게 툭, 꽂아주면 알아서 뿌리를 내린다.

한 때 물을 거의 안주고 굶기며 겨울을 보내고 나니 마블의 세 손가락 끝이 보랏빛으로 물이 들었다. 물을 굶기고 햇빛을 많이 쬐면 다육은 붉게 물이 든다고 한다. 서향이던 예전 집에서 키울 때 햇빛양에 비해 물을 많이 주면 못나게 웃자랄까봐 꽤나 건조하게 키웠었는데, 그 버릇이 들어 남동향으로 이사온 지금도 물 주기가 자꾸 망설여진다.
그래서일까?
마블은 자구들은 많이 만든다던데,
나의 마블은 약 2년의 기간동안 딱 1개의 자구를 만들어냈다. 그것도 내가 모체의 영양을 다 빼앗아갈까봐 곰방 똑 떼어주었고, 그 자구가 마지막이었다..

그러고보니, 정말 왜 자구들이 안 나는 걸까?
영양이 부족한가? 내가 물을 너무 안주나? 햇빛과 통풍은 충분한 환경인데.
너 이녀석, 문제가 뭐냐?

흐음. 물주기 간격을 좀 줄여볼까?
흙갈이를 한번 해줘볼까?
요 며칠 마블이 나에게 안겨준 숙제.

베란다에 나갈 때마다 마블을 한참 째려보며 고민고민중이다. 마블과 함께 데려왔던 황금사는 자꾸만 제 몸 말라가며 새끼들을 만들어서 새끼들 떼어주느라고 고생인데, 마블 너는 왜? 딩크족하기로 결심한거니?

올해는 마블아, 가족 좀 만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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