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의 늦은 저녁으로,
누룽지와 창란젓, 그리고 메추리알 장조림
추적추적 장맛비가 오는 저녁,
같이 병원 야간진료 가기로 한 날에 남편은 급한 일이 있어 야근해야 한다는 안쓰러운 연락이 왔다.
혼자 진료를 받고 돌아오는 저녁 8시 즈음, 이제야 저녁도 못먹고 퇴근한다는 연락에, 늦은 시간 속 편하고 든든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남편이 나혼자 산다를 보며 유아인 배우가 먹는 것을 보고 맛있겠다를 연발하던 게 생각났다.
따끈한 누룽지와 짭쪼롬한 창란젓.
집 앞 마트에 들러 누룽지와 창란젓,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메추리알 장조림을 샀다. 이 세 가지면 완벽해!
무려 누룽지와 창란젓을 내 손으로 사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ㅎㅎ 결혼하고 많이 바뀌었다 헤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아침에 자주 해주시던 누룽지밥. 누룽밥이라고 불렀었는데, 잠이 덜 깬 아침엔 그 밥이 어찌나 먹기 싫었던지ㅜㅜ 직접 끓이며 그때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누룽지를 끓였을까 생각해본다. 막상 처음 끓이려다보니 물을 얼마나 넣어야하는지 누룽지를 얼마나 넣어야하는지도 몰라 일단 감으로 대충 넣어보다가 물이 계속 모자라서 넣고 넣고 또 넣고 ㅎㅎ 누룽지 이 친구, 은근히 물 많이 먹는구먼.
메추리알 장조림을 반찬통에 담아보니 양이 딱. 살짝 칼칼한 맛이 나는게 좋아서 청양고추를 살짝 추가해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저녁 9시.
밥도 못먹고 야근하고 돌아온 남펴니를 위한 마음이 따뜻해지는 밥상.
야근하고 녹초가 되어 온 날이면 따뜻한 호빵에 우유나 삶은 계란+우유, 계란볶음밥에 김치 등등 간단하면서도 든든할 것 같은 음식을 차려내주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식이라면서 진심으로 좋아하고 고마워해주는 예쁜 남편.
내가 뭘 해도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이랑 결혼해서 자꾸 요리가 하고 싶어진다.
누룽지와 창란젓, 메추리알 반찬 조합은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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