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11 스물셋,혼자떠난 유럽배낭여행일기

@0922-23_유럽여행5, 파리(파리 북역, 뮤지엄패스, 노트르담 대성당, 생샤펠교회, 세느강변, 오르세미술관, 루브르미술관, 바토무슈, 에펠탑)

모나:) 2018. 3. 12. 15:53

9.22

 

 

Paris Nord. 파리 북역. 아!!! 혼란스러워!!!! 그런데 이 세모난 지붕 어디선가 많이 본건데.... 모네의 생라자르역과 너무 비슷하다!! 우와, 여긴 프랑스구나. 아니 저 옆 건물은, 어디선가 많이 본건데.... 유니떼 다비따시옹과 너무 비슷하다!! 우와, 그래서 여긴 프랑스구나 아하하하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저녁 8시에 도착한 프랑스는 나에게는 혼돈의 카오스 그 자체. 전혀 모르는 말, 분명 저것은 알파벳인데 아무리해도 읽을 수 없는 표지판.


런던은 영어라서 별 불편함 없이 잘 다녔는데 그래서 왠지 '유럽'이라는 느낌이 잘 안났던것도 사실이다. 근데 여기서부턴 정말 유럽이다잉. 런던에서 출발할때 미쳤다고 간단한 프랑스회화도 안 외워왔으니. 처음 온 파리는 그야말로 당황당황.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불안불안. 캐리어를 끌고 무거운 배낭과 카메라를 메고 있는 나는 누군가 옆을 스칠 때마다 바짝 긴장을 한다. 또 하필 지하철 티켓머신이 고장이나서 cash가 안되는 바람에 잠시 헤매다 카드로 끊었다. 와, 나 지하철표 끊었다!!!!! 신기하다!!!! 어찌 저찌 표지판을 보고 RER의 B선을 탄다.

휴, 파리 지하철은 낡고 또 좁다. 너무 당황스러웠던 건 열차 문 바로 앞에도 간이의자가 있어서 막 내가 타려고 하는데 앉아있는 사람들 무릎이.. 너무 무거운 캐리어 때문에 한 고생했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하나없이 지하철을 탔다. 여행오면서 정말 뼈져리게 느낀 건 낯선 곳에서 나만 혼자 이방인이라는 왠지 모를 두려움이다. 요즈음은 아무리 여행하는 여행자가 많다지만 흘끗흘끗 쳐다보는 시선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파리는 너무나 유명한 관광도시인데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 하나 없네. 나만 혼자 동양인이네. 그 많은 파리에있는 유랑인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파리 지하철은 내가 내릴때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대부분의 유럽 지하철이 다 그렇다.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문이 안 열린다. 탈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큰 역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리니까 늘 문이 다 열려서 잘 모를수도 있지만 작은 역에 내릴 때는 (특히 나만 혼자 내릴때는) 문 열리기만을 무작정 기다리고 있으면 어느새 기차는 다음 역으로 간다. 나는 사람들이 하는거 보고 잽싸게 따라눌렀다. 나만 혼자 이방인 일때는 무조건 눈치가 빨라야 한다.

 

파리에서도 나는 한인 민박에 머물 예정이다. 시떼 유니베시떼르 역에 내려서 민박집 사장님이 가르쳐주신대로 길을 걸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10번지가 보이질 않는다. 벌써 날이 깜깜한데 인적도 드문 이 길에서 나는 어찌해야하나. 다리는 아프고 캐리어는 무겁고. '어떻게 가나요?'하는 프랑스말도 모르는데. 한참을 헤매다 마침 지나가던 할아버지께 주소를 보여드렸더니 친절하게 열심히 가르쳐 주셨다. 물론 불어로! 와! 못알아듣겠어! 뭐라는 하시는거지?!!??! 하지만 만국공통어인 손짓으로 저쪽저쪽 하셔서 따라갔다. 드디어 10번지. 검은 셰프앞치마를 두른 사장님께서 반가이 맞아주셨다. 와, 드디어 내가 파리에 몸을 뉘일 곳이 여기구나. 차려주신 밥부터 맛있게 먹고 짐을 풀고 침대에 잠깐 몸을 뉘였다
드디어. 파리에. 도착했다. 듣던 것보다 더럽지 않고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9.23

 

 

민박집 사장님은 콩시에르주리에서 뮤지엄패스를 끊으라고 하셨지만 길치인 나는 그곳을 찾지 못했다. 생미셸 노트르담 역에 내리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노트르담 대성당. 와, 어떻게 저런게 실제로 존재할 수가 있지? 그것도 저렇게 완벽한 상태로. 비넨트 클라센의 서양건축사 책에서만 보던 그 노트르담 대성당이 눈 앞에 있다. 성당 앞 광장으로 걸어간다. 내가 보지 못했던 관광객들은 모두 여기 있었구나. 모두들 노트르담 앞에서 꺄르르꺄르르 사진을 찍었다. 나도 어떤 외국인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역광이어서 얼굴이 까만 사진을 받았다. 일본인 커플 관광객에게도 한장 부탁해서 그나마 얼굴이 보이는 사진을 한장 얻었다.
엥 근데 노트르담 대성당이 admission free? 무료입장이라구? 탑에 오르는것만 입장료가 5유로이고 성당 내부는 무료입장이라는걸 나는 이때 알았다.
노트르담 대성당. 후기 고딕건축을 대표하는 반듯한 네모의 성당. 다비드의 그림속에서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열린 그 곳이다. 궁극의 플라잉 버트레스가 받치고 있는 그 성당 안에 내가 들어와있다. 아직 여행 초반이라 그런지 모든게 신기하기만하다.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말이다. 네이브니 아일이니 리브볼트니 하는 학교에서 배운 깨알같은 건축사 상식들을 총 동원하여 감상하고 나서 성당을 나와 생각해보니 노트르담대성당 입장료를 안 냈으니 뮤지엄패스를 안끊는게 나은가?

 

계산이 어지러워져서 일단 생샤펠교회는 그냥 들어가보기로 했다. 저 국제학생증 있으니까 스튜던트요금으로 부탁해요.
엥? 0.00유로? 우오와ㅏㅏㅏㅏ!!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건축학도... 이 곳에서 보상받은 느낌이다 !! 뮤지엄패스 빠이빠이, 너따위 필요없어 난 아트스튜던트니까! 영국은 너무나 관대해서 어디나 admission free였기 때문에 아트 스튜던트의 특혜를 몰랐는데 파리에서부터는 이렇게 실감이 나는구나. 이런 걸로 건축학도로서 자부심을 갖는건 좀 웃기지만 그치만 기분이 좋다 흐흐
생각보다 아담한 생샤펠교회는 아주 좁은 원형계단을 올라가면 2층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장관이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러 이 곳을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0도를 둘러싸고 있는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정말 몽환적이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눈에 보이는 이 색깔과 빛, 그대로를 담고 싶은데, 늘 카메라는 눈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림과 스테인드 글라스의 차이는 당연히 빛의 효과일 것이다. 그림이면서도 진짜 빛을 발할 수 있는 그림이니까. 옛날 사람들은 빛이 환하게 발하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성모마리아님을 보면서 얼마나 깊은 신앙심을 느꼈을까. 종교를 갖고있지 않은 나는 지금 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며 와 겁나 화려하네.. 이러면서 보고있지만 그 옛날 신앙으로 가득하던 사람들은 이 형형색색의 빛을 받으며 믿음을 키우고 축복을 받았을 것이다. 성당건축은 건축물 자체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고픈 고딕사람들의 마음. 빛나는 색색깔의 성모마리아님을 우러러보는 중세사람들의 마음.  열심히 내 하얀 펜탁스카메라를 가지고 앉아서도 찍어보고 서서도 찍어보고 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니콘 카메라의 아저씨가 내 사진을 한번 보자고 한다.
-이거봐요, 그래도 좀 잘찍었죠?
-음, 색깔 얻기가 어렵지?
-네 정말 어려워요. 
-훗.
훗? 비웃음 당한 내 사진 흑... 그치만 그 분의 사진은 같은 공간을 찍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이제 어디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봐도 풀로 감흥을 느끼진 못할 것 같다. 이미 최고를 봐버렸으니 말이다.

 

몇몇의 화가들이 스케치를 하고있는 예술의 다리를 건너 세느 강변에 앉았다. 내 여행의 모든 순간순간을 하나도 남김없이 기록하고 싶은데, 지금의 나를 사진으로 남겨줄 내 옆의 누군가가 아무도 없으니 셀카를 찍다가 왠지 외로운 기분이 들었다.

그 유명한 파리의 그 유명한 세느 강변이 이렇게 수수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화려한 불빛과 멋있는 건물들, 관광객을 가득 태운 유람선이 유유히 지나가는 그런 상상을 했었다. 근데 이 강변에서 보이는건 길가에 가지런한 가로수와 노트르담 성당뿐이다. (물론 유람선은 있다) 조금 더 가면 루브르도 있고 오르셰도 있지만, 그 화려한 모습 뿐만 아니라 이렇게 수수한 모습또한 갖추고 있다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수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아무것도 없는 강변을 결코 그냥 놔두지 못했을거다. 한강 르네상스니 뭐니 카페를 만들고 '리버뷰'를 내걸은 아파트 단지를 짓고 하다못해 자전거 길이라도 내야 직성이 풀리니 말이다. 파리에는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서도 친구들과 삼삼오오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키스를 나누고 가족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심지어 돗자리나 벤치 하나 없는 그냥 맨 콘크리트 바닥에서도. 인공적으로 뭘 갖다놓거나 페이빙을 하지 않아도 그냥 저렇게 앉아있는게 너무 자연스럽다. 꼭 벤치가 있어야 앉고, 잔디밭에도 무조건 돗자리나 신문지를 깔아야 하고 그냥 바닥에 주저앉는 건 더러운 행동인 듯 바라보는 우리나라랑은 문화가 참 다름을 느낀다. 파리 이틀만에 나도 아무데나 주저앉아 샌드위치도 까먹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을 한다.

 

옛 오르셰역을 리모델링했다는 오르셰 미술관은 세느 강변에 루브르를 마주보고 서 있다. 정말 너무 부러운 도시다. 세계적인 미술관이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에 이렇게나 가까이 아름다운 강을 사이에 끼고 서 있다니.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오르셰니까. 들어가자마자 펼쳐진 높은 천장과 조각들이 나를 맞이한다. 와 너무 이쁘다.

오르셰에는 마네의 올랭피아가 있다. 나는 이 작품의 반항적인 정신이 좋다. 비록 나는 현실에 안주하여 반항적이지 못하지만 올랭피아가 가지고 있는 도전적인 눈빛이 좋다. 그리고 쿠르베의 화가의 스튜디오도 봤다. 너무 커서 한꺼번에 보려면 디테일을 보기 어렵고 디테일을 보려면 전체를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 아는 작품을 본다는 것은 미술에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은근히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오르셰는 너무 좋았따! 화려한 시계도 이쁘고 중앙 홀 양 옆으로 배치되어 있는 작은 갤러리들도, 그리고 홀에 언제든 앉을 수 있는 대리석 의자 또한 관람객을 위한 배려로 손색이 없었다. 미술관의 미관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실용적으로 쓰이는 대리석 의자를 보며 디자인이란 겉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컨텍스트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제 기능을 다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라서 건축이 되는 걸 꺼라고... 아마....도...

 

이제 나는 소르본 대학 주변 어느 작은 놀이터가 있는 공원에 와있다. 점심을 먹으러 대학가 번화한 곳을 찾고있었는데 어딘지 다른길로 와버렸다. 파리는 햇살이 참 따스하다. 따스하다 못해 9월에도 햇빛에 나와 있으면 뜨겁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살이 벌겋게 익도록 햇살아래 오래도록 앉아있다. 벤치에 혼자앉아 책보는 사람들도 참 많다. 우리의 공원도 혼자하는 모든 것에 자유로웠으면 싶다. 점심을 못먹어서 아무 proxi슈퍼에 가서 요거트음료를 하나 사서 벤치에 앉았다. 앞뒤로 앉을 수 있게 디자인된 벤치에 내 뒤에는 파리지앵남이 음악을 들으며 햇빛을 받고 누워있다. 떠먹는 요거트를 마치 맥주 병나발 불듯 마시며 지금 내 모습에 대해 생각했다. 파리의 어느 공원에 앉아있는 여행 온 동양여자 쯤으로 보이려나(여행온 동양여자 맞음). 나는 여유를 찾으러 온 걸까, 활기를 되찾으러 온 걸까. 뭘 찾고 뭘 보고 싶어서 온걸까. 건축기행이라고 해도 여느 여행자들과 다른건 거킨빌딩이나 롱샹을 보러간다는 것 정도일까? 혼자 여행하면 생각이 많아진다는데, 나는 이런 여유시간에도 멍하니 아무생각도 안나는데 내가 이상한건가. 나는 햇빛에 다리가 뜨거운데 뒤에 남자는 잘만 자네. 조금 쉬고 루브르를 가기로 한다. 오늘은 금요일. 루브르는 9시까지 개관이며 6시 이후 학생은 무료입장이다.

하지만 역시 그닥 계획적이지 못했던 나는 요거트를 먹을 때까직만해도 이 사실을 몰랐다. 5시 55분에 루브르를 가서 표가 얼마냐고 인포에 물어보고 나서야 5분 후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야호! 오늘은 바토무슈를 타고 야경도 본다! 캬~


루브르는 미친 미술관이다. 이 곳은 영국의 내셔널갤러리보다 더 하다.(대영박물관은 안가서 모르겠음) 일단 스케일부터가 이건 사람의 스케일이 아니거니와, 그림 크기들부터 작은 그림은 일단 취급을 안하나보다(모자리자 빼고). 쇠라는 죽었다 깨어나도 루브르에 걸리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커다란 그림들이 나를 압도했다. 드농관에서 가장 작은 그림은 모나리자인 것 같다. 그런데 그 정 가운데에 걸린 작은 그림 하나가 벽 하나를 오로지 혼자 차지하고 앉아서 (심지어 혼자 유리창까지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과 카메라 셔터세례를 받고 있었다. 바로 맞은편 벽에 스무점도 넘는 그림이 빽빽이 걸려있는 것과 너무 대조가 된다. 역시 레오나르도 다빈치인가 싶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나도 인증샷을 하나 찍긴 했지만 워낙 많이 보던 그림이라는 것과 너무 많은 사람들, 생각보다 작은 그림크기에 그닥 감명을 받진 못했다. 도저히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그냥, 나 루브르가서 모나리자 봤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오히려 승리의 니케 조각상이나 다비드, 앵그르 그림들이 더 좋았다. 예전 그리스 로마신화 책에서 봤던 에로스와 프쉬케라던지 여자 스핑크스 있는 그림(제목을 모름)을 생각도 못한 순간에 마주하니 무지 반가웠다. 루브르는 당초에 방문할 계획은 없었지만 무료입장이라고 하여.. 또 바토무슈 시간도 남고 해서 갔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옛 프랑스의 절대 권력을 간접 체험 할 수 있었달까. 이 큰 미술관의 2/3가 약탈품이라니 프랑스는 옛날에 훔쳐놓은거 전시해놓고 그 명성으로 먹고 사는것 같은 삐뚤어진 생각도 들었다. 부모 잘만나 떵떵이며 사는 금수저 같이. 시간도 없고 다리도 아파서 리술리외곤과 쉴리관은 패스하고 드농관만 보고 나왔지만 루브르는 이제 미련이 없다.

 

루브르 외부의 I.M.페이의 유리피라미드는 역시나 멋있었다. 그런데 지하상점들 사이로 생각지도 못하게 갑자기 솟아있어서 좀 의외이긴 했다. 내 상상속에서 유리피라미드는 위로는 루브르의 정가운데이며 지하로는 하이얀 원형 플라자 같은 곳에 솟아내려와 있었어야 했는데. 유리피라미드는 애플샾과 다른 시계매장 사이에 삐죽 튀어나와있었다. 다빈치코드에서 로버트 랭던이 캡슐을 가지고 혈전을 벌이던 그 유리피라미드 밑은 상점이 있으면 안돘는데ㅠㅠ... 아마 상점들은 랭던이 떠나고 난 뒤에 들어왔나보다^^ 아까 공원에서 반쯤 먹은 요거트음료가 효과가 있었는지! 신호가 흐흐흐 그 이름도 거룩한 루브르 화장실에서 으히히히


파리에 온 관광객들은 꼭 바토무슈를 타야한다. 아니 이건 권유사항이 아니고 의무사항인가보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관광객들에게는 그런가보다. 노트르담성당에서도, 오르셰에서도 거의 만나지 못한 한국인들은 모두 8시 30분 바토무슈를 타고 있었다. 민박집에서 같이 묵는 수빈 언니를 만나 바게트 샌드위치를 뜯어먹고(뜯어먹었다는 표현이 정말 맞다.) 민박집 사장님께서 주신(!) 티켓으로 8시30분 배를 탔다. 정말 깨알같은 한국어 가이드방송도 나온다. 그런데 정말 간단히 '왼편으로. 보이는. 건물은. 시청사. 입니다.' 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어랑 영어는 참 길게 어쩌구저쩌구 하던데... 다음말이 더 나올줄 알고 기다렸다가 언니랑 같이 빵터졌다. 그래도 한국어 나오는게 어디야!


너무 멋진 야경이었지만, 가디건 하나만 입고 나온 나는 가을 강바람에 너무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다. 낮에는 분명 더워서 벗고 다녔는데 강 위라 그런지 너무 쌀쌀했다. 런던은 낮에도 추웠지만 파리는 일교차가 너무 크다. 야경이고 바토무슈고 뭐고 난 너무 추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난 이날 감기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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