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베란다텃밭 3주차 - 어서어서 쑥쑥 자라라 (4/13~4/20)
2020/04/07 - [701호 새댁일상/모나일상] - 소소한 베란다텃밭 1주차 - 상추와 부추를 심다! (3/30-4/5)
2020/04/14 - [701호 새댁일상/모나일상] - 소소한 베란다텃밭 2주차 - 씨앗이 새싹이 되다 (4/6~4/12)
4월 15일 수요일 (16일차)
여전히 아가아가한 이 상추들은 도대체 언제 쌈으로 자라는 것일까..?
역시 자급자족의 삶은 멀고도 험한 것. 매일매일 분무기로 흙을 속까지 촉촉하도록 열심히 뿌려주고 우리집에서 가장 해를 오래 받을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주었건만. 남동향의 집에서는 따스한 햇살이 부족한걸까? 내가 너무 조급한 것일까? 날짜는 지나는데 늘 같은 사진을 보고있는 기분이다.
그에 비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부추들. 요새 부추 구경하는 재미에 푸욱 빠졌다. 반 접혀져서 흙을 뚫고 올라온 이 아이들은 어느 순간 고개를 치켜드는데 그 모습이 너무 우습고도 귀여워서 아침마다 한참을 들여다 보다 거의 지각에 직면하기 일쑤.
4월 19일 일요일 (20일차)
갑조네 모종시장에서 애니시다와 미스김 라일락을 사면서 지렁이분변토 라는 것을 같이 구입했다.
지렁이 분변토는 이름 그대로 지렁이가 먹이를 먹은 후 지렁이의 소화관을 통과해 나온 배설물로 만들어진 흙을 말한다. 이 지렁이 분변토에는 식물들에게 유용한 영양분이 많이 있어서 텃밭 재배나 가정용 화분을 키울 때에 식물 뿌리의 활착에 도움을 주고 생장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지렁이 분변토는 웃거름으로 주는 방법과 뿌리거름으로 주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이미 싹을 본 후이므로 웃거름 식으로 흙 위에 살포시 뿌려주었다. 다 뿌려주고 보니 너무 적게 뿌려준 것 같네... (...)
그 사이에 또 키가 배는 자란 것 같은 부추. 이제 부추들은 거의 다 고개를 들었는데 몇몇 새싹들은 까만 씨앗껍질을 채 벗지 못하고 씨앗모자를 그대로 쓴 채 고개를 들었다. 그 모습도 웃기다 푸하하. 부추들은 왜 이렇게 귀여운걸까?
까만 씨앗을 벗겨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몇개는 벗겨주고 몇 개는 놔두었다. 부추들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지 궁금해서. 부추들에게도 지렁이 분변토를 웃거름으로 살포시 덮어주고 촉촉하게 분무해주었다.
이 귀여운 자식들을 먹을 수 있을 지 점점 고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