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혼행일기] @171220-21, 고양이섬 아이노시마, 잇뿌도 라멘, 돌아오는 날의 아침식사 우치노타마고
2년이 지나 다시 기록해보는
후쿠오카 혼행의 마지막날.
내가 유일하게 잡은 일정은 고양이섬 아이노시마!
기타큐슈에서부터 후쿠오카까지 숙소 외에는 아무것도 정해놓은 것이 없던 여행이었지만
아이노시마만큼은 꼭 다녀와야지ㅡ하고 생각했다.
고양이천국, 아이노시마
하지만 버스타고 택시타고 배까지 타고가야하는 인적 드문 섬을,
더군다나 나 혼자, 일어 한마디도 못 하는 나혼자 다녀올 수 있을까? 흑 두려움이 앞섰다.
전날 블로그를 검색하고 또 검색하고 혹시 몰라 캡쳐를 단단히 해두고
버스 시간표도 꼼꼼히 확인 또 확인을 한 후에야 잠이 들 수 있었는데,
의지할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은 이미 다녀온 몇 안되는 고마운 블로그 정보 뿐이었고
공식적인 정보를 나는 찾고 읽을 수가 없었다..
여기서만큼은 까막눈이. 흑흑
고양이들이 평화롭게 산다는 아이노시마에 가는 버스와 배편은 드물어서
시간을 아주 잘 맞추어야 한다.
이미 2년이 지나버린 현재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찍어두었던 사진을 남겨본다.
버스에서 내려 배를 타는 선착장까지 택시를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버스가 안와서 택시를 탔던가???
이 글에서 정보를 얻고자 하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기억이 나질 않아요!!
이것은 배 시간표로 추정되는 사진.
2년 전 사진이지만 아마 바뀌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어를 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무슨 내용인지 읽을 수 있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아무튼 나는 무사히 배를 탔다.
날씨가 흐렸고, 비가 올 것만 같았다. 바다는 잔잔했다.
배를 타러 가고 있다.
이 시국에 일장기 사진 올려버리기..?
배표.
음, 대인이라고 한다.
어느새 배는 달리고 달려 저 멀리 아이노시마 선착장이 보인다.
내리자마자 반겨주는 치즈 접대냥.
아주 익숙하게 사람들을 반겨준다. 이 곳이 고양이섬이구나
어서오세요,
고양이섬 아이노시마 입니다
:)
이제부터 냥냥이들 시작 !
섬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 무리의 고양이들을 만났다.
쪼그만 녀석, 큰 녀석, 검은 냥이 회색 냥이
고양이를 키우는 나로서는 보자마자 미소가 지어졌다.
고양이들의 상태는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는데 아이들의 눈에 눈꼽이 심하게 끼어있었다.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지만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야생 고양이에 가까웠고,
먹이를 주는 일도 금지되어 있다.
" Do not feed the cats. "
관광객이 먹이를 주다보면 고양이의 야생능력이 떨어져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고양이들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
자꾸만 내 뒤를 졸졸 따라오던 흰냥이.
또 자꾸만 따라오던 두냥이2
이 두마리 냥이는 친구인지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해안도로를 걷는 나를 꽤나 오래도록 따라왔다.
자꾸 힐끔힐끔 고양이들을 뒤돌아보며 걷느라
평소같으면 금방 걸을 길도 느릿느릿.
어느새 고즈넉한 마을은 저멀리. 언덕길로 접어들고있다.
섬을 한바퀴 돌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돌아가는 배편이 나를 기다려줄 것 같지 않아
언덕의 반정도만 둘러보고 다시 내려왔다.
언덕의 중간 정상? 에서 먹는 편의점 에그샌드위치 꿀맛!
요즘은 우리나라 편의점에도 대부분 에그샌드위치가 있어서 쉽게 맛볼수 있지만
저 당시만 해도 저 에그샌드위치의 맛은 정말 신세계였다.
성시경이 티비에서 일본에 가면 제일먼저 사먹는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었던 그 에그샌드위치.
나도 거의 1일 1샌드위치 한것 같다.
첫날 그 쵸우..마을??? 가던 버스에서도 에그샌드위치 냠냠 ㅎㅎ
돌아오는 길에는 삼각김밥 꿀맛!
에그샌드위치와 삼각김밥을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배를 타러 왔던 길로 돌아가본다.
시모노세키에서도 바다를 봤지만
바다는 언제 봐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다.
다시 마을로 접어들었다.
작은 아이노시마 마을.
많은 고양이들을 만난 반면 사람들은 거의 만나지 못했다.
후쿠오카에서 아이노시마까지 버스와 택시와 배를 타고 오는 길은 어려웠지만,
혼자 와도 천천히 산책하며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날씨도 춥지 않았고, 흐렸지만 나중엔 구름사이류 햇살도 보았고,
길 위의 고양이들과 사람에 대해, 우리들의 공생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았다.
고양이천국이라고 소제목을 적긴 했지만
천국이라기 보다는 그냥 자유로운 고양이들의 마을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는 것 같다.
우리집 둥이를 생각하며, 이 곳의 고양이이 둥이보다 더 행복할까?
아니면 따뜻한 곳에서 제때 밥먹고 사랑받고 갇혀 사는 둥이가 더 행복할까?
인간들은 영원히 알 수 없겠지.
지극히 일본스러운 작은 시골 섬마을을 걷는 경험은 정말 나쁘지 않았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상쾌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굳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한번쯤은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다시 배타고 후쿠오카로
아이노시마 안녕, 꼬냥이들 안녕 ㅡ
건강한 모습으로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
저녁은 잇뿌도 라멘
저녁은 어딘가의 쇼핑몰에서 잇뿌도 라멘.
여기 맛있다고 인터넷에서 보고 찾아갔던 기억.
근데 정말 맛있었다!
도쿄에서 먹었던 이찌란 이후로 최고의 라멘인 듯.
계란은 soft, medium, hard로 고를 수 있었는데,
미디윰으로 골랐더니 완벽한 반숙으로 나와서 짱맛이었다.
아마 많이 걷고 바람을 많이 쐬고 난 후에 따뜻한걸 먹어서 더 맛있었던 듯 하다.
나의 소박한 숙소의 소박한 이불 ㅎㅎ
잘자!
후쿠오카 마지막 날의 아침, 우치노타마고
이거 찾느라 진짜 캐리어 끌고
하카타역의 온 쇼핑몰을 다 돌아다녔는데,
그 보람이 있었다.
후쿠오카의 그 히카타역 내 쇼핑몰 구석에 있는데 인포메이션에 물어보면 알려준다.
여기 꼭 한번쯤 드셔보시기를!
갓지은 밥에 날계란을 풀어 간장에 비벼먹는 간장계란밥인데
정말 어릴 때 엄마가 해주셨던 그 맛에 감동.
환상!
이 곳에서 직접 만드는 저 간장이 너무 맛있어서 심지어 구매하고 말았다.
집에 가서 해먹어야지!!
귀여운 타마고들 ㅎㅎ
돌아오는 진에어는
기상상황 악화로 네시간 가량이지연되었다.
스벅 아아와 포도젤리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며.
후쿠오카 여행일기 끗.
p.s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 귀여운 둥이가 반겨준다.
다리에 부비부비 애교도 하고 ㅎㅎ 나도 너 보고싶었어 인마.
둥이 애교부리는 중 ㅎㅎ
마지막은 소소한 후쿠오카 쇼핑샷.
명란젓튜브, 명란마요네즈, 우치노타마고의 간장과
일본가면 늘 사오는 퍼펙트휩, 카레, 킷캣, 초콜렛,
라멘, 아이봉, 로이스초콜릿 등등이 눈에 띄는군
퇴사기념 후쿠오카 혼행기록 정말 끗.
이제 다시는 일본에 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나의 어느 나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