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7~18주] 17-18주 증상, 임산부와 남편 동반 코로나 확진! 코로나 오미크론 확진 일지. 18주 6일 첫 태동 :)
임신 17주~18주 증상 요약
-. 배 콕콕은 여전히. 자궁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나보다.
-. 움직일 때 배가 좀 뻐근할 때가 가끔 있음. 아랫배도 점점더 나오고 있다.
-. 배가 나와서 입던 속옷이 작아짐. 그치만 심리스 팬티 종류는 잘 늘어나서 아직 잘 입고있고, 브라는 이제야 꽉차게 잘 맞는 느낌..?! 오메.
-. 엽산 입덧 증세 ㅜㅜ. 엽산을 먹으면 속이 급격히 안좋아져서 먹지 못하고 있다. 있으면 20주까지는 꾸준히 먹으라고 하셨었는데..
-. 철분제로 인한 변비 증상. 아침 공복에 푸룬주스 한잔 콸콸 먹고 2시간 후 폭풍 설사. 개ㅡ운 :) 푸룬주스 짱짱
-. 18주. 입덧 끝난 줄 알았는데 양치하다 갑자기 토함. 읭. 평소에 멀쩡하다가 한번씩 이럴 때 있다.
-. 배에서 부르르한 느낌 한번. 지렁이 기어가는 느낌 한번. 태동인가?!?!
-. 잔뇨감이 심해져서 찔끔 소변 계속 누기. 30분마다 한번씩 화장실 들락날락. 나오는 양은 쬘끔. 변기 물 내리기도 아까울 지경.
-. 18주 +6일. '톡' 하는 첫 태동!! 자기전에 누웠을 때 남편이 배에 손대고 같이 느꼈다.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던 순간.
-. 그리고 17주 +1일차부터 코로나 확진. 자가격리 시작.
임산부와 남편 동반 코로나 확진. (동반 자가격리 중)
임산부 코로나19 (오미크론) 증상 기록.
3/6 (일)
아침부터 목이 칼칼하고 하루종일 잔기침이 계속 났다. 오미크론이 의심되어 자가검사키트로 코 깊이 쑤셔서 검사해봤으나 결과는 음성. 목요일에 축하자리가 있어 친구 3명을 만나고 온 그날, 어디선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었나보다. 목요일 전후로는 집-회사 밖에 간 곳이 없고 점심도 대부분 혼자 배달해먹어서 의심되는 날은 딱 목요일이었다.
3/7 (월) -코로나 확진
원래 굉장히 잘 자는 사람인 내가 어쩐지 어젯 밤새 잠을 계속 뒤척였다.
아침부터 열기가 나서 왠지 출근하면 안될 것 같아 회사에 말씀드리고 연차를 냈다. 남편은 출근을 했고, 겨우 일어나 아침 대충 챙겨먹고나니 열이 37.9도로 올랐다. 찾아보니 임산부 코로나 확진되었을 때 먹을 수 있는 약이 타이레놀 밖에 없다고 해서 오전 11시 집에 있던 타이레놀500 1알 먹고 잤다.
*오전 11시 - 타이레놀 1알 (37.9도)
2시간 후 37.6도로 미세하게 내려갔다가 다시 2시간 후 37.7도 아래로 열이 내려가지 않았다. 오후 4시 50분. 타이레놀 1알 더 먹었다.
*오후 4시 50분 - 타이레놀 1알 추가 복용 (38도)
얼굴에 계속 열감이 있고, 온 몸에 열이 나서 근육통이 올 것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열은 38도로 올랐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을 했다. 따로 격리할 곳도 없고, 걸린 김에 같이 걸려버리자(?) 하는 마음으로 남편도 그냥 집으로 왔다. 같이 저녁을 먹고 다시 자가검사키트를 이번에는 목구멍에 묻혀 해보니 나는 양성. 남편은 음성. 저녁 7시쯤 집근처 신속항원검사 해주는 피부과에 전화해서 바로 내원해서 신속항원검사도 진행했다. 역시나 나는 양성. 남편은 음성. PCR 보내고 결과는 내일 나온단다. 임산부라고 말씀드리니 몇주차인지 묻고 타이레놀을 처방해주셨다. 하루에 4알 까지는 먹어도 괜찮다고 하셨고, 임산부는 약을 먹는 것보다 열이 많이 나는 게 더 안좋아서 열이 많이 오르면 참지 말고 약을 먹으라고 하셨다. 격리 7일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은 음성이어서 같이 사는 배우자임에도 불구하고 격리 의무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확진자인 나와 따로 격리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남편도 회사에 배우자 확진으로 얘기를 하고 재택근무 겸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저녁 9시. 열은 계속 37.7도 언저리를 오락가락했다.
3/8 (화) -확진 2일차
아침 8시. 눈 떠보니 열은 37.2도로 살짝 내렸다. 잠은 잘 잤다.
열은 내렸지만 목이 칼칼하니 아픈게 더 심해졌고 목소리가 맹맹하게 쉬어버렸다. 목을 따뜻하게 하면 좀 낫나 싶어 목에 손수건을 둘렀다. 잔기침이 심해져서 기침을 할 때마다 뱃 속 꿀잠이에게 무리가 가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침에 열이 내린 후 하루종일 다시 열이 오르진 않았다. 열이 나지 않으니 한결 살 것 같았다. 망할 회사는 코로나 유급휴가를 주지 않았고 재택근무를 했다. 다행히 일이 많진 않았고 열이 안나서 그럭저럭 할 만했다.
오후 1시쯤 PCR 결과 양성이라고 문자가 왔다. 빼박 이제 나는 코로나에 확진되어 버린 17주차 임산부.
꿀잠아 미안해.. 엄마가 이 시국에 친구들을 만났어.. 꿀잠이 너 축하해준다는데 어떻게 안나갈 수가 있었겠어.
같이 자가격리 겸 재택근무 중인 남편은 고새 옮았는지 콧물나는 증상이 시작되었다. 살짝 이마에 열도 올랐다.
저녁 8시. 남편도 자가검사키트 양성이 떴다.
3/9 (수) -확진 3일차 (남편 코로나 확진)
목소리는 아주 맛이 가서 맹맹+걸걸+잠긴 목소리가 되었다. 열은 안났다. 잔기침이 더더 심해지고 코도 막히고 콧물이 나서 재채기가 잦아졌다. 재채기를 할 때마다 배에 힘이 들어가서 꿀잠이가 불편할까봐 걱정되었다. 목이 끊임없이 간질간질해서 잔기침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남편은 어제저녁 두줄이 뜬 자가검사키트를 가지고 내가 월요일에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던 그 병원에 아침 일찍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역시나 양성이 떠서 PCR검사까지 받았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는 남편도 열이 나고 몸살 증상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임산부인 나보다 코로나가 더 씨게(?) 왔는지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몸살에 오한까지 와서 몸이 뜨거운데도 몸을 덜덜 떨었다. 하루종일 39도를 왔다갔다하며 열이 내리지 않더니 두통까지 시달렸다. 타이레놀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가 새벽 5시 쯤부터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하더니 2시간 정도 식은땀을 줄줄 흘렸고, 그리고 나서 거짓말처럼 열이 내렸다.
가장 많이 아팠던 오늘은 심지어 남편의 생일날이었다. 그냥 지나갈 수는 없어서 치킨이랑 생일케익을 배달시켜 열이 잠깐 내린 저녁 촛불을 불었다. 아프지 말자, 우리

3/10 (목) -확진 4일차
집나간 목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열은 안나고 잔기침은 여전히 계속. 어제 막혔던 코는 이제 콧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잔기침이나 콧물에는 임산부는 손 쓸 약이 없다. 약을 못 먹어서 그런지 차도가 지지부진 한 듯했다. 코가 막히니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목이 더 간질거려 기침이 많이 났다.
남편은 아직 미열이 오르락 내리락해서 열이 오르려고 하면 타이레놀을 먹었다. 한번 열이 오르면 타이레놀을 먹어도 잘 내려가지 않아서 오를 기미가 보이면 미리 약을 먹었고, 6시간 텀을 지켰다.
3/11일 (금) -확진 5일차
집나간 목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2. 코는 여전히 막혀있고 잔기침 정도는 최고조인 10을 찍은 듯하다. 자기 전에 유독 심하게 기침이 나서 목이 아플 정도. 배에 자꾸 힘이 들어가서 기침 안하고 싶은데.. 꿀잠이가 잘 있는지 걱정된다. 아직 태동 느껴질 시기가 아니어서 꿀잠이의 상태를 알 수가 없다. 격리 7일 끝나고도 3일 정도는 더 있다가 병원에 내원해야 할 텐데. 그 동안 꿀잠이가 무사히 잘 있길.
남편은 확진되고 이틀 정도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이제 열은 완전히 내렸다. 남편도 잔기침이 시작되었고 남편은 목에 가래가 생겼다. 나는 가래는 안생김.
확진 5일차에 보건소로부터 격리통지서가 왔다. 낼모레면 격리 해제인디...
3/12 (토) -확진 6일차
집나간 목소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3. 어제 10 정도였던 잔기침은 이제 8정도로 줄어든 듯하다. 후유증인지 냄새가 잘 맡아지지 않았다. 후각을 잃었다. 후각을 잃으니 입맛도 잃었다. 뭘 먹어도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된장찌개를 끓여도 간이 어떤지를 잘 몰랐다. 코로나 확진됐다고 하니 잘 먹어야한다며 엄마도 고기를 보내주고 친구도 스테이크 고기를 보내줬는데 입맛을 잃어서 먹을 생각이 잘 안났다. 남편도 같이 후각을 잃어서 둥이가 아무리 끙아를 해도 끙아 냄새가 하나도 안나서 집안이 쾌적했다(?) 둥이 화장실 치우는 일이 이렇게 쾌적할 줄이야(!) 뜻밖의 후각상실의 좋은점 발견 ㅋㅋ
3/13 (일) -확진7일차 (격리 해제)
나는 오늘 자정 12시 부로 격리 의무가 끝이 난다. 하지만 일주일 더 재택근무 할 예정이고 남편 격리7일이 아직 안 끝났기 때문에 남편 격리가 끝날 때까지 같이 자가격리 할 예정. 잔기침은 6정도로 여전하고 떠나간 후각도 여전히 빠이빠이 상태. 후각이 없으니 미각도 정상이 아니다. 신맛, 짠맛, 단맛 정도의 일차원 적인 맛은 느껴지는데 고차원적인 맛은 못 느꼈다. 예를 들면, 짜네, 다네 정도는 느껴지는데 칼칼하고 시원하네, 달짝지근하니 맛있네 같은 맛은 느끼지 못했다. 그냥 맛있다는 걸 못 느꼈다. 먹어야 해서 먹는 느낌. 후각을 잃으니 입맛을 잃었고, 입맛을 잃으니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3/14 (월) -확진 8일차
이제 잔기침은 5정도로 줄어들었다. 목소리는 50% 정도 돌아왔다. 남편은 열이 내린 이후로 잔기침이나 콧물 같은 증상은 약을 먹으면서 빠르게 나았지만 나는 약을 못먹으니 코로나에 늦게 확진된 남편보다 차도가 느렸다. 그래도 조금씩 증상은 나아졌고, 후각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3/15 (화) -확진 9일차 (남편 격리 해제)
후각이 없어진 게 가장 코로나 오미크론 후유증으로 가장 길게 가는 것 같다. 둥이 똥 냄새가 전혀 안나고, 평소 내가 쓰던 향이 꽤 있는 바디로션도 무향이 되었다. 친구가 보내준 스테이크를 집에서 열심히 구워먹었는데도 집안에서 고기 냄새가 안난다. 기침은 3 정도로 많이 잦아들었다. 목소리가 잠긴 것도 아주 천천히 돌아오고 있다. 코로나 겪으면서 힘들었지만 한번 앓고 나니 어쩐지 속이 시원하다. 꿀잠이만 무탈하다면 나는 무적이 된 것만 같은 기분.
3/16 (수) - 격리해제 3일차. 병원 방문.
정기 검진일이 아니지만 병원에 방문했다. 코로나 겪는 동안 열도 나고 기침도 많이 했어서 무엇보다 꿀잠이가 잘 있는지 너무 걱정이 됐다. 초음파 결과 꿀잠이는 주수만큼 더 컸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 정말 다행이다. 임신 기간 중 백신 3차는 맞지 않았지만 이제 나에게 생긴 코로나 항체가 만약 꿀잠이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 이후로도 일주일 동안 나의 자가검사키트는 양성이 나왔다. 남편은 나보다도 더 빨리 음성이 나왔다. 약을 못 먹는 임산부는 차도가 확실히 더뎠다. 오로지 나의 면역력으로 버텨낸 것 ㅋㅋ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