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 고리돈까스, 바삭한 돈까스
4월 15일 선거날, 남편과 투표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 곳, 공덕역 근처 고리돈까스.
휴일이라 영업하시는지 전화해보았는데 전화를 받으시지 않아서 영업 안하시는 줄 알고 혹시나 싶어 가보았은데 영업중! 사장님 혼자 주방도 보시고 배달도 다녀오시느라 너어무 바쁘셔서 전화를 못 받으신 거였다.
평소에는 점심 직장인들로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오늘 휴일이라 가게는 한산했다. 사장님께서 배달 나가기 직전에 우리가 도착해서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하시고는 서비스로 꺼내주신 콜라 1.5리터 ㅋㅋ
이렇게 큰 콜라 안주셔도 괜찮은데요ㅋㅋ
손님만 남겨두시고 사장님은 쿨하게 배달 나가시고.
안심까스와 코돈부로를 하나씩 먹기로 결정. 안심(히레)까스 8,000원, 코돈부로(치즈돈까스) 9,000원.
가게 내부는 마치 중학교 때 자주 다니던 단골집처럼 정겹다. 미니 커튼과 벽걸이 선풍기. 창문으로 바로 보이는 옆집 건물 벽. 그 틈새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선거에 대한 뉴스를 보며,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로 나누다보니 어느새 나온 바삭한 돈까스.
늘 어떤 메뉴든 정석적인 맛을 좋아하는 남편은 안심돈까스. 얄팍하고 바삭한 돈가스 두 덩어리가 가지런하다. 상대적으로 퍽퍽할 수 있는 안심이 얄팍하게 튀겨져 질기지 않았고 담백하게 부드러웠다.
색다른 퓨전 맛을 추구하는 나는 코돈부로. 돈까스 사이사이로 가득 든 치즈가 주욱 늘어나 돈까스에 돌돌 말아먹는 그 맛. 얇게 썬 양배추 샐러드는 역시 돈까스와 먹어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치즈에 피망이 들어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피자같은 맛도 났다.
정석적인 돈까스의 정직하게 바삭한 맛이었다. 왠지 평일 점심에 직장 동료들과 한타임 일찍 나서서 먹고싶은 돈까스의 맛이라고나 할까. 사장님은 연신 기다리게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다음엔 등심과 생선까스도 먹어보기로!
오늘도, 좋은 인생 :)